달걀을 찾습니다
전시 서문
이 전시는 다섯 작가의 작가 노트로 재현한 단편영화와 각 작가의 작품들을 선보이는 전시이다. 단편영화, ‘달걀을 찾습니다’는 재해석된 독립적 창작물이기도 하면서 작가들의 작품을 시각언어로 설명하는 보조 영상이기도 하다.
작가는 하나의 작품제작을 위해서 많은 시간을 들여 자신의 서사와 마음을 담는다. 축적된 시간에 비해 관람객이 작품을 감상하는 시간은 짧다. 우리는 작품에 녹아든 그들의 이야기를 관람자가 깊게 즐기길 원했다. 그렇다면 어떻게 작품을 제시해야 할까?
갤러리나 미술관에 가더라도 작가의 작품과 전시 기획에 대한 설명이 간혹 이해되지 않을 때가 있다. 현학적이고 난해한 설명 글은 작품과의 거리감을 조성한다. 혹은 지극히 개인적 경험 기반의 작품은 공감이 어려울 수 있다. 우리는 텍스트를 벗어난 체험을 통해, 작가와 관람객의 경험적 동일시를 시도했다. 음향과 노래, 회상 그리고 공간의 변화 등 입체적인 경험을 제공하고 대중적인 ‘영화’ 매체를 선택했다. 영화 속 인물에 감정이입을 하여 작가의 경험이 수용되길 기대한다. 또한 관람자가 공감으로써 작품을 감상하고 해석하길 바란다.
마지막으로, 텍스트보다는 이미지와 영상 언어가 친숙한 시대에 맞춰 작가의 작품을 ‘영화적 설명’으로 도전해보았다. 통상적인 전시장의 작가 노트를 다른 방식으로 재현해 관람객과의 거리감을 좁히고자 한다.
영화 ’달걀을 찾습니다’를 위해 내면을 주로 다루는 다섯 작가님들과 협업하였고 주인공 ‘선아’의 이야기를 시나리오화 했다. 이 영화에서 달걀은 선아의 정체성과 연결된 중요한 상징이다. ‘알’은 생명 혹은 존재의 원초를 상징하며 모든 이야기의 시작과 정체성의 발현을 대변한다. 알(달걀)을 찾는 행위는 근원적 존재성의 탐구이다. 선아는 주말 아침 ‘달걀말이’를 만들면서, 자신을 사유하며 회상한다. 달걀은 그녀의 자아를 발견하고 이해하는 수단으로 작용한다. 달걀말이 요리과정의 동적 이미지 (1.달걀을 깬다. 2. 달걀물을 휘젓는다. 3.달걀물을 프라이팬에 붓는다. 4. 지단을 겹겹이 만다. 5. 완성된 달걀말이를 먹는다.)를 작품의 시각적 이미지 혹은 내용적 연결로 풀어냈다. 각 작가들의 서사와 감정은 선아의 이야기를 더욱 풍부하게 만들며, 관람객은 선아와 함께 그 여정을 체험하게 된다.
- 김동진, 백열, 이효선, 이승준, 로칸 킴 - 다섯작가의 작품과 영화를 감상하며 작품에 어떻게 작가들의 내면이 반영되어있는지 사유하고, 자기 자신의 정체성과 존재를 질문할 시간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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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 ‘온숲’은 일반적인 전시장에 벗어나 각 공간이 침실, 부엌, 화장실 등 생활공간으로 연출된 공유공간이다. 작품들은 각 ‘영화적 장소성’을 내포하여 연출되어있다. 관람객은 영화의 장소성을 직접적으로 체험하며 공감각적인 접근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