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aze-ing>展은 2021년 <감각의 숲>, 2022년 <바디 아티비티>에 이어, 장기화된 팬데믹으로 제한된 일상 속 인류적 요소들의 회복을 도모하고자 준비된 세 번째 시리즈입니다. 이번 전시는 담론의 차원을 확장하여 인간과 구조물의 관계를 통해 인식되는 ‘공간’을 새로운 시점으로 바라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기획되었습니다.
프랑스의 철학자 앙리 르페브르(Henri Lefebvre)는 저서 『공간의 생산(La production de l’espace)』에서 우리가 통상적으로 공간 안에 생명체의 몸이 놓여있다는 관습적인 이해에 반대합니다. 대신 신체가 공간을 점유하는 것을 시작으로 하나의 공간이 형성, 규정되는 것이며 이렇게 완성된 공간은 주어진 상태에서 머무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새롭게 형성되고 변형될 수 있음을 주장합니다. 또한 이러한 생성, 재창조가 활발하고 명확하게 이루어지는 ‘재현공간(Representational space)’은 예술공간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는 미술관 안에서 개인의 몸을 통해 공간을 인식-체험-상상-재생산하는 능동적인 행위가 적극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음을 근거하고 있습니다.
본 전시는 각자의 방식으로 기존의 공간을 변형하여 재창조하는 예술가 6팀(박정현, 이정윤, 정혜련, 프로젝트 그룹 옆[엽], EASTHug, EVERYWARE)의 작업을 통해 개인적인 ‘재현공간’들을 선보입니다. 작가들의 재현공간과 관람자의 경험이 만나는 순간 발생하는 시너지 효과는 물리적으로 한정된 공간을 유연하게 만들어 무한한 가능성의 공간으로 변모시킵니다. 공간 생성과 변형의 주체가 되는 경험을 통해 움츠러든 우리의 모든 일상이 새롭고 긍정적인 전환점을 맞을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