닻미술관의 기획전 《무경계》에서, 오랜 시간 바닷속 풍경을 담아온 두 작가, 웨인 레빈과 브라이언 오스틴의 세계가 만납니다. 전시장에서 우리는 해저로부터 솟아오른 산맥과 이를 감싸는 하늘의 구름, 물속을 유영하는 실물 크기의 고래 사진을 볼 수 있습니다.
브라이언 오스틴은 고래의 존재를 마주하는 강렬한 경험을 전달하기 위해 실제 크기 사진으로 대상을 재현했습니다. 작가가 마주했던 거대하고 따뜻한 존재의 눈을 바라보며 우리는 또 다른 우주를 상상할 수 있습니다. 사진가 웨인 레빈은 지난 50여 년간 프리 다이빙으로 바닷속 풍경과 생물들을 찍어왔습니다. 이 전시에서 보여주는 하와이섬의 산맥과 구름을 담은 사진은, 대지 위에 물과 공기가 흐르는 또 하나의 수중 풍경입니다. 깊은 내공으로 전체를 담아내는 노장의 흑백 사진은 마치 동양의 수묵화를 연상케 합니다.
“예술은 항상 보이지 않는 모든 경계로부터 자유로움을 꿈꾼다. 경계를 지워내고 순수하게 바라본다는 것은 현존의 경험이며 시각예술이 가진 힘이다. 현실을 비우고 머물러 바라보자. 하나의 유기적 통일체, 서로 다른 두 가지의 균형, 음과 양의 조화로운 흐름 속에서 모든 존재가 하나의 생명으로 연결되는 신비한 순간을 만나게 될 것이다.” _전시 서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