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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서울특별시 서초구 시간의 틈 _ 선을 타고 가는 시간

전시기간 2025-05-08~2025-05-24
전시장소 스페이스 엄
전시장주소 서울특별시 서초구 남부순환로309길 62 지도보기
오픈시간 매주 화~토 11:00 ~ 18:00
일, 월 휴관
관람료 무료
기관명 스페이스 엄
문의 025401212
웹사이트 http://www.spaceum.co.kr
후원 문화체육관광부, 예술경영지원센터, 전속작가제 지원

상세내용

전시서문 : 시간의 틈 _ 선을 타고 가는 시간  |   엄윤선 (스페이스 엄 대표)

 

이지연 작가의 시그니쳐는 테이프를 이용한 설치미술. 파스텔톤의 마스킹테이프로 벽과 바닥에 선을 연결해 문과 계단, 벽과 같은 공간을 만듭니다. 그녀의 설치작품은 마치 어느 공간이 투영된 거울같습니다. 분명히 눈 앞에 존재하지만 손을 뻗치면 차가운 유리 표면만 만져지는 것처럼, 문을 열면 방이 나타나고 복도 끝의 코너를 돌면 다른 공간이 있을 것만 같은 그곳의 현실은 벽에 그려진 선 입니다. 이지연 작가의 마스킹테이프는 무엇을 그리든 실제로 나타나는 앤서니 브라운의 <마술연필>처럼 초현실적이고 판타스틱합니다.

 

설치작품이 공간의 서사에 집중한다면 캔버스 위에서 직선을 연결하고 교차하여 만들어낸 평면작업은 조형성을 강조합니다. 설치작업에 대한 미시적인 접근으로 관객으로 하여금 색채와 선, 면의 형태에 주의를 기울이게 하지요. 이 평면회화는 나무 판넬에 양면으로 작업한 조각으로도 발전하는데 캔버스든 판넬이든 각각의 이미지가 수평으로 이어져 순서를 교차하며 여러 형태의 조형으로 확장, 변화할 수 있습니다. 베리에이션에 대한 경우의 수가 무궁무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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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연 _ 너머의너머_각22.7x15.8cm_4pieces_캔버스에아크릴릭_2025

 

곡선은 전무하고 오로지 직선으로 이루어진 조형은 이성적이고 수학적입니다. 공간의 모서리를 이루는 선들을 조금의 오차도 없이 예리하게 작업한 것이 마치 컴퓨터의  CAD 도면 같기도 합니다. 보편적으로 예술성을 말할때 뒤따르는 ‘감성’과 ‘스토리’ 적 요소를 이지연의 작품에서 얼핏보고 찾기란 쉽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작품이 미술관과 갤러리 기획자들에게 꾸준히 러브콜을 받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치밀하고 계산적으로 보이는 모든 작업의 근간이 ‘개인의 감성에서 비롯한 상상력’이며 이 상상이 작가 개인에 그치지않고 관객으로 하여금 동참하게 하는 설득력이 있다는 점입니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 작가가 ‘시간’을 언급하면서 상상력의 차원이 확장됩니다. 인간이 느끼는 공간은 길이 너비 높이의 3차원이며 여기에 시간이 더해지면 4차원이 되는데 안타깝게도 인간은 시공간이라는 4차원을 느낄 수 없습니다. 작가는 평면과 입체작품의 양끝 선과 면이 수평으로 연결될 수 있게 작업함으로써 시간이 더해진 공간을 제안합니다. 즉, 작업을 일렬로 나열했을때 공간이 무한으로 확장될 수 있는 반면, 이들을 접었을때 양끝의 거리가 가까워져 단번에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내가 원하는 시공간이 어디이든 바로 건너갈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듣고보니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원리와 우주여행이론인 웜홀Wormhole이 연상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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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연 너머의너머_캔버스에 아크릴릭_2025

 

실제로 작가가 이런 과학적 이론에서 영감을 얻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분명한 건, 어디에든 문을 만들어 열고 들어가면 즐거운 추억이 남아있는 그때 그 장소가 나타날 거라는 낭만적인 상상력이, 선을 타고 시간을 넘나든다는 이번 전시의 주제로 발전됐다는 것입니다. 시간이 규칙적인 속도로 앞으로만 향한다는 일반적 정의에서 초월해, 선과 면의 연속성과 교차성을 통해 언제든 행복했던 시간으로 자유롭게 이동해본다는 상상을 재현한 작가적 시도가 물리천재 아인슈타인의 이론과도 일맥상통하다니, 박사님이 살아계시다면 ‘상대성원리를 예술로 재해석한 작품’이라며 감탄하지 않으실까요. 마법연필같은 테이프로 연출한 벽 드로잉과 블럭처럼 이리저리 맞춰질 작품들 앞에서 나의 시공간은 어떤 모습으로 다가올지 경험해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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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연_너머의너머_18x14cm_캔버스에아크릴릭_2025


작가노트 : 시간의 틈 _ 선을 타고 가는 시간  |  이지연

 

 시간(기억)을 생각대로 정리할 수 있고, 원하는 대로 꺼내 볼 수 있다면 어떨까? 기억에 다가간 것이 시간을 붙잡아두고 싶은 마음에서 출발했었던 것을 떠올린다. 기억 속 공간을 향하고 공간을 상상하며 그림 안에 놀이터를 만드는 것에 원하는 ‘시간’으로 자유롭게 이동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던 것 같다. 계단을 그리고 문을 그리던 테이프가 사선으로 오고 가며 선 위에서 문을 만들었다. 면이 접히며 만들어진 문은 얇지만 무한한 공간을 품고 있는 출입구가 된다. 시간이란 한 방향으로만 흘러서 지나가면 돌아오지 않고, 매 순간의 시.공간은 그저 유일하다. 그렇게 현실에서는 한 번에 한 곳에만 존재할 수 있지만, 상상하는 공간에서는 그 시.공간을 오가게 할 수도, 만나게 할 수도 있다. [공간의 너머]의 문들이 그저 평면적으로 한 걸음 앞에 있는, 한 뼘 뒤쯤에 있는 문이 아닌 차원을 넘나드는 문이 되길 바라는 이유가 그것이다. 방향이 정해진 통로가 아니라 새롭게 갈 수도 있고 때로는 뛰어넘거나 돌아갈 수도 있는 ‘틈’이 되었으면 한다. 공간을 떠올리고 상상하는 놀이와 여행이 시간을 넘나들 수 있기를 바라면서 공간을 가르는 선에서 ‘선’을 타고 가는 시간의 틈을 생각한다. 어디든 갈 수 있는 공간 속에서 ‘언제든’이 될 수 있는 다양한 시간을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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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연_너머의너머_나무에 아크릴릭_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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