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역인간, Territorial Animal >
정진 개인전
Jung Jean Solo Exhibition
모든 이야기는 '그 집'에서 시작되었다.
그 파란 대문 집.
지극히 평범해서 특별할 것이 전혀없어 보이는, 그 집과 그 가족들.
작가는, 언젠가는 자신의 가정사를 주제로 작업해보겠노라.고 오래도록 생각했었다. 수 년 간의 연구와 관찰, 수집을 기반으로, <그들을 잃어가는 이야기, The Story of Losing Them, 2019>라는 짧은 글을 지었고, 그것을 바탕으로, <영역 인간> 시리즈를 작업 중에 있다. 저 파란 대문을 열고, 그 집 안으로 들어가면, 우리는 그들과 마주하게 될 것이다.
< 영역 인간, Territorial Animal 시리즈 >
그 가정의 구성원들(사실이기도 허구이기도 한, 소설 속 인물들)을 연구하면서, 삶의 행태(行態)가 마치 야생동물들처럼, 일정한 패턴을 가지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산 속에는 호랑이가 다니는 길이 따로, 토끼가 다니는 길이 따로이 있다고 한다. 한 가정의 물리적 영역에서도, 그리고 보이지 않는 정서적 영역에서도, 구성원들은 마치 정해진 길만을 다니는 듯 보였다. 자라면서 우리는 각자의 사회적 영역을 확보하지만, 다시금 그 파란 대문을 열어 그들만의 숲 속에 발을 들이는 순간, 어려서부터 각인된, 각자의 길끝에 들어앉아 뱀처럼 똬리를 튼다.
* 작업의 시작이 된, 작가의 소설<그들을 잃어가는 이야기, The Story of Losing Them, 2019>은 작가의 사이트에서 볼 수 있다.
2020. 06
정 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