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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 / 전시 을갤러리 기획전 김승현 2019.03.12-04.13

전시기간 ~2019-08-31
전시장소
전시장주소 대구시 지도보기
오픈시간
관람료
기관명 을갤러리
문의
웹사이트

상세내용


을갤러리 기획전

김승현 KIM SEUNG HYUN

2019.03.12-04.13 10am-6pm (매주 일요일 휴관)

관람요금 X

대구시 남구 이천로 134 / 053-474-4888

www.eul-galle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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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를 누르시면 홈페이지로 이동합니다. 


지난 1월, 개관 1주년을 맞이한 을갤러리는 작년 한 해 동안 총 4번의 기획 전시를 통해 지역과 시대, 매체를 넘나들며 한국에 생소한 해외 유명 작가들을 소개해왔다. 특히 한국과 아시아에서 처음 선보이는 미술을 소개하며 그동안 경험하기 어려웠던 세계 미술계에서의 독특한 흐름과 맥락을 짚는 역할을 자처했다. 을갤러리는 작년에 이어 2019년도에는 대중들에게 알려지지 못한 지역 작가들을 발굴하고, 지역 미술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 작가들을 재조명하는 전시들을 개최하고자 한다. 그 첫 전시로는 대구 출신의 회화 작가 김승현(1969-)의 색면 회화를 선보인다.


김승현은 1997년 화단에 입문해 지금까지 미니멀한 회화 작업을 지속해오고 있다. 전시장 벽에 걸린 그의 작업은 빨강, 파랑, 초록의 한가지 색이 거대한 캔버스를 뒤덮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작품 가까이 다가가면 우리는 그 작품들이 사실은 빨강, 노랑, 파랑, 녹색 네 가지 색상의 미묘한 혼합물임을 알 수 있다. 커다란 캔버스의 옆면을 본다면 작가가 사용하는 4원색의 물감이 흘러내린 무수한 자취와 그 과정을 확인할 수 있다.


김승현의 작업에서 반복적으로 균일하게 칠해진 물감층이 등장한 것은 2007년 대구문화예술회관에서의 전시 이후인데, 작가의 행위의 반복성은 물감층의 중첩을 보여준다. 작가의 반복적인 행위가 차곡차곡 쌓인 결과는 최종적으로 캔버스 위에 색의 발색으로 나타난다. 작가의 작품에서 이 발색은 매우 중요한 요소이며 동시에 그가 왜 빨강, 노랑, 파랑, 녹색 등 원색을 교차해서 반복적으로 칠하는가 하는 행위에 대한 설명을 해 준다. 그는 자신이 원하는 색을 얻기 위해서 이 발색의 원리를 바탕으로 작업을 한다. 색은 같은 붉은 색이라도 작가가 임의로 칠한 밑색에 따라 천차만별의 효과를 낳는데, 이는 물론 말로 설명이 안 되는 작가만이 아는 신비의 영역이자 정신적인 차원의 것이다.


작가의 사념(思念) 속에 든 색은 작가만이 알 수 있는 색이며, 작가는 그 색의 이상적인 최대치에 가까운 색을 이끌어내도록 노력하고 그 감정이 색을 통해 관객에게 전달되기를 바라는 것이다. 바로 이 점이 분야는 다르지만 동양화의 사의(寫意)에 비견될 수 있는 차원이다. 물감과 물감과의 관계와 상호작용을 통해 얻어진 캔버스 위의 최종적인 색깔은 작가와 관객과의 상호 소통과 공감을 전제로 한다.


아크릴 물감을 묽게 희석시켜 넓은 붓으로 칠한 김승현의 대작들은 아무런 꾸밈이 없다. 크기가 커서 일종의 숭고미마저 느껴지는 작품들은 아무 말이 없어, 오히려 관객들이 천천히 다가가거나 점점 멀어지면서 찬찬히 들여다 보아야 한다. 많은 이야기를 하지 않는 김승현의 작품은 오랜 기간 동안 이어온 ‘기본색으로 시작해서 기본색으로 끝난다’는 작가의 무심하고도 고집스러운 회화관(繪畫觀)과 무관하지 않다.


김승현은 “마음이 불편(不偏)하지 않을” 때 작업을 끝낸다고 말한다. 그렇다고 할 때, “이것이다” 하는 순간의 느낌에 대한 기다림은 작가와 관객 사이의 감정의 교류와 그러한 감정의 공유를 위해 작가가 기울이는 노력과 다르지 않다. 김승현은 그렇지 못한 작품을 전시할 때 한없이 마음이 불편(不便)한 것이다. 이 지점을 이해해야만 왜 작가의 작품이 실패율이 높은지, 왜 작가가 오랫동안 전시 참여를 자제해 12년만에 개인전을 선보이게 되었는지를 이해할 수 있다. 전시장에 있는 묵직한 150호 캔버스들이 머금고 있는 물감들을 통해 10여년만에 개인전을 선보이는 작가 김승현이 창작에 기울이는 마음가짐이 과연 어떤 것인지 작품 제작에 두는 그 무게를 짐작해 볼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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