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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 중구 / 전시 2020 Hello! Contemporary Art 폐허, '물과 나무'의 정치학展

전시기간 2020-07-24~2020-08-15
전시장소 Spot1.야외園林 박휘봉 / 1층 야외광장 (월요일 관람 가능)

Spot2.실내園林 방준호 / 1~3층 계단

Spot3.실내園林 강대영 / 2층 3전시실

Spot4.실내園林 이기성 / 3층 1전시실

Spot5.실내園林 김호성 / 3층 2전시실
전시장주소 대구시 중구 봉산문화길77 봉산문화회관 지도보기
오픈시간 10:00am~13:00pm / 14:00pm~17:00pm / 월요일 휴관

야외전시_10:00am~22:00pm
관람료 무료
기관명 봉산문화회관
문의 053.661.3526
웹사이트 http://bongsanart.jung.daegu.kr/community/sub_0101.html?case=view&num=765
후원 O

상세내용

2020 Hello! Contemporary Art

폐허, '물과 나무'의 정치학展

  2020_0724 ▶︎ 2020_0815 / 월요일 휴관

네오룩1.jpg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참여작가 / 박휘봉_방준호_강대영_이기성_김호성

Spot1.야외園林 박휘봉 / 1층 야외광장 (월요일 관람 가능)

 Spot2.실내園林 방준호 / 1~3층 계단

 Spot3.실내園林 강대영 / 2층 3전시실

 Spot4.실내園林 이기성 / 3층 1전시실

 Spot5.실내園林 김호성 / 3층 2전시실

기획 / 봉산문화회관

 주최 / 봉산문화회관_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

 주관 / 봉산문화회관

 후원 / 문화체육관광부_한국문화예술위원회

 

관람시간 / 10:00am~01:00pm / 02:00pm~05:00pm / 월요일 휴관

 야외전시_10:00am~10:00pm

 실내전시 사전예약 후 관람(홈페이지 공지사항 참조)

 Tel. +82.(0)53.661.3526

 


봉산문화회관BONGSAN CULTURAL CENTER

 대구시 중구 봉산문화길 77

 야외광장, 실내계단, 2~3층 1~3전시실

 Tel. +82.(0)53.661.3500

 www.bongsanart.org

 


2020 Hello! Contemporary Art - 폐허, '물과 나무'의 정치학 ● 폐철근 수조, 태운 나무, 물소리, 나무뿌리, 상상의 싹 'Hello! Contemporary Art'는 2014년부터 동시대성의 참조와 이해를 기반으로 서로 다른 개별적 감성 의지들의 시각적 축적을 선보이면서 세계 인식을 상호 연결하고 확장할 수 있도록 설계해온 봉산문화회관 기획전시의 이름이다. ● 올해 2020년 전시는 현재의 세계가 겪고 있는 상실과 단절, 해체의 재난들을 황량한 '폐허廢墟'의 상태로 설정하고, 동시대 현실에 근거하는 예술가의 실험적인 세계 재구성의 태도와 질문들을 시각화한다. 특히, 독일 시인 프리드리히 실러(Schiller,J.C.)의 시구 "새 생명은 이 폐허에서 피어난다." 처럼 자연의 설계를 따라 새롭게 살아나는 매개이자 동시대의 현상에 대응하는 논리로서 '물과 나무'는 자연 혹은 동시대미술의 '원림園林'을 주의 깊게 살피고 몰입할 수 있도록 경계를 짓는 '정치학'적 호출 장치이다. 이 장치는 1977년5월1일, '제3회 Contemporary Art Festival DAEGU' 전시의 야외 설치행위가 있었던 '낙동강 강정 백사장'에서부터 현재의 이곳에 이르는 대구의 '실험미술Contemporary Art'이 '자연'과 인간의 '예술 행위'가 만나는 기억에 연계하여 야외 공간 Spot1과 실내 계단 Spot2, 실내 전시공간 Spot3~5 등의 경계를 드나들며 대중을 향한 예술 소통 인터페이스의 확장과 우리시대 예술의 공감을 다양하게 실험하려는 태도이다. ● 이 전시를 지탱하는 '자연설계'의 태도로서 박휘봉, 방준호, 강대영, 이기성, 김호성의 '물과 나무'에 투영된 미술 '원림'은 박휘봉의 1층 'Spot1.야외원림' 수조 작업을 시작으로, 방준호의 1~3층 계단 'Spot2.실내원림', 강대영의 2층 'Spot3.실내원림', 이기성의 3층 'Spot4.실내원림', 김호성의 'Spot5.실내원림' 전시로 이어지며, 인위적인 조형보다는 자연 상태의 균형과 변화, 순리의 질서에 기대어 배치하고 머물러 공유하며 우리의 삶에 대한 정치학을 말하는 다양한 경험의 확장 공간으로서 '명원名園'에 관한 것이다. ● 이번 전시에서 우리가 주의깊게 살피는 자연설계의 태도는 세계와 인간에 대한 관찰, 진실과 사실의 탐구, 허위와 가식의 부조리不條理를 꿰뚫는 직관적 인식을 시각화하여 동시대미술의 공감과 세계 재구성의 지평을 확장하려는 정치학으로서 '물과 나무'의 탁월성이다. 따라서 미술가의 작업 모태로서 이번 자연설계에 대한 공유는 명확하고 새로워질 동시대미술의 어느 순간을 위한 우리들의 'Hello!'일 것이다.

 

Spot1.박휘봉의 야외원림 '폐철근 수조' 설계 ● 대구의 여름 한가운데, 도심의 야외광장에 설치한 박휘봉의 연못 혹은 개울은 현대의 도시 생활에서 잊고 지냈던 자연의 설계를 기억하려는 '물'의 정치학을 담고 있다. 작가가 조성한 수조는 근대적 도시발전의 상징이기도 한 콘크리트 건축물의 철거 잔해물인 폐철근을 흐르는 물속에 넣어 새로운 조형적 생명으로서 재구성하는 설계이다. 이 같은 작가의 설계에 따라 폐철근은 '폐허'의 상징이 되고, 물속을 헤엄치는 물고기처럼 매력있는 선과 새로운 생명을 부여받는다. 즉, 박휘봉의 수조는 폐허와 자연 생명의 물이 만나는 상징으로서 야외원림이다. 흐르는 물속에 구겨진 채 잠겨있는 폐철근의 선을 무심히 바라보게 하는 이 작업은 일렁이는 물속에서 흔들리는 듯이 보이는 폐철근의 형상과 움직임이 없이 고정되어있는 물 밖의 폐철근 사이의 관계에서 살펴볼 수 있는 '현상과 실체'에 관한 사유를 통하여 폐허와 생명의 실체를 마주하는 자연설계를 다시 기억하게 한다. ● 작가는 자연을 대체하는 인공 수조를 즐기며 위안을 삼는 우리 자신의 모습에서 물의 본성을 확인하고, 자연에 반反하는 인간 행위들에 대해 부드럽지만 설득력 있는 정치학적 발언을 담아낸다. 그리고 '수조'의 주변에는 자연 원림의 풍경인 듯, 실내원림으로 진입하는 장치로서 건물 입구에 쌓은 방준호의 '나무'가 연대하고 있다. 이 야외원림은 주변의 거리와 건물, 자동차, 행인, 날씨, 시간 등 상황과 환경 전체가 작품의 일부가 되는 확장형 조각 작업이며, 주변 여건에 따라 끊임없이 변화하며 생활生活하는 자연설계의 미술 원림이다.

 

Spot2.방준호의 실내원림 '태운 나무' 설계 ● 야외광장에서 실내로 이어지는 출입구와 1~3층 계단에 이리저리 널브러져 있거나 엮어 쌓아놓은 타다만 통나무는 조각가 방준호의 설계이다. 이 설계는 상징적인 자연 생명체로서 나무를 베어내고 불에 태워서 검게 그을린 상태를 은은한 후각적 자극과 함께 제시하는 것이다. 이는 생명성이 상실되어가는 폐허로서 동시대의 상징적 속성을 관객과 공감하려는 설정이다. 그리고 황량한 폐허의 상징들이 새로운 길이 될 수 있도록 재구성하고, 관객이 그 길을 걸어가며 시각과 후각으로 소통할 수 있도록 유도하려는 것이다. 작가는 우리의 현재가 폐허일 수밖에 없다면 그 자체를 재구성하여 새로운 길을 구축할 수도 있지 않을까? 라고 질문한다. 작가는 계단을 따라 위로 올라가며 엮어놓은 검은 나무를 보면서 기존의 계단과 콘크리트 구조물이 사라지고 없는 상태를 상상해보라고 제안한다. 엉성하고 불안하지만, 1~3층까지 검은 통나무로 이어지는 탑 모양 구조의 새로운 길을 상상하는 것이다. ● 불로 그을린 채로 도심의 건물 내부에 놓여있는 나무는 동시대의 폐허를 읽어내게 하는 나무의 정치학적 상징이며, 동시대의 폐허를 바라보는 감성과 동시에 잠재된 자연의 에너지에 접근하려는 인간의 본능적인 행위를 짐작하게 한다.

 

Spot3.강대영의 실내원림 '물소리' 설계 ● 전시실 바닥에 설치된 수백 개의 냄비와 냄비를 두드리는 시끄러운 소리, 그리고 시끄러운 소리가 조용해진 이후에 자연의 물소리가 들리는 상황은 강대영의 설계이다. 작가는 우리가 역사, 정치, 경제, 사회적으로 경험하는 동시대의 '폐허'와 그에 대한 두려움을 집단적이고 반복적인 소리로 표현하였다. 관객이 전시실 입구에 들어서면 감지 장치에 의해 700여개의 양은냄비 뚜껑이 들썩거리며 시끄러운 소리를 낸다. 관객의 이동 동선에 따라 순차적으로 번지는 소리가 6.75m 높이 천장의 3전시실 공간 전체를 메우는 상황은 관객의 과거 기억들을 호출하기에 충분하다. 작가는 산업화와 근대화, 대량생산, 새마을운동 등의 구호와 함께 과거의 영광과 정치적 긴장감을 기억하게 하는 이 장치를 통하여 정신적 심리적 '폐허'를 연상시킨다. 기억과 연상에 이어 관람자가 어느 지점에 이르렀을 때, 시끄럽고 날카롭던 소음은 사라지고 자연의 청량한 물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 이는 불편한 소음이 지나간 자리와 멈추어야 비로소 들리는 소리에 관한 작가의 설계이고, 대량생산의 상징으로서 양은냄비가 들려주는 시끄러운 소리에 가려서 들리지 않았던 자연의 소리를 다시 만나게 하는 설정이다. 작가에 의하면, 물소리, 바람 소리처럼 자연이 인간에게 들려주는 소리는 비록 인간과 자연이 단절되는 폐허의 경험 속에서도 끊임없이 새로운 생명과 공존의 가능성을 알려주는 것이다. 이처럼 시끄러운 냄비 소음 사이로 자연의 물소리가 들리는 청각적 경험은 지금의 폐허 속에서 새로운 해석과 변화의 가능성을 엿보려는 실내원림의 정치학적 메시지이다.

 

Spot4.이기성의 실내원림 '나무뿌리' 설계 ● 전시실 바닥에 수백 개의 커다란 나무뿌리가 뒹구는 사태는 짙은 폐허의 감수성을 직접적으로 담아내는 이기성의 실내원림이다. 뿌리에서 떨어진 흙과 잘려 나간 잔뿌리가 주변에 너저분하게 흩어져 있는 상황과 뒤집히거나 무질서하게 엉켜있는 뿌리, 톱으로 밑둥까지 자른 나무 단면의 속살이 적나라한 폐허를 증거한다. 전시장에 널브러진 400여개의 대추나무 뿌리는 작가가 살고 있는 지역에서 옮겨온 것이다. 대추 생산이 많았던 20년 전에는 주변에 대추나무 밭이 많았지만 언제부터인가 경제성이 없다는 이유로 대추나무는 베어지고 사라져 갔다고 한다. 작가는 밭 주인이 베어 뽑아버린 대추나무 뿌리에서 물을 찾아 뻗어 자랐던 굴곡의 흔적과 특별한 생존의 힘을 느꼈고, 튼튼하고 에너지 넘치는 뿌리가 베어져 버려졌다는 사실로부터 인간 사회에서 행해지는 비슷한 경우들을 떠올렸다고 한다. 어떤 위기 때문에 원하지 않는 다른 곳으로 내몰린 사람들, 꼭 난민 문제가 아니더라도 동시대 사회의 곳곳에서 발견되는 폐기와 해체, 단절, 표류의 상황들은 버려진 나무뿌리로 상징되기에 충분하다. 또한 인간의 경제 논리에 의해 뽑히고 베어 버려진 나무뿌리들의 사이를 관객이 어슬렁거리는 경험은 뿌리를 잃고 갈등하며 방황하는 현대인의 심리적 상황과도 연결되는 동시대의 폐허 정서이며, 존재의 위기라고 할 수 있는 불편한 진실을 알려주는 나무의 정치학을 상상하게 한다.

 

Spot5.김호성의 실내원림 '상상의 싹' 설계 ● 김호성의 실내원림 설계는 자신의 꿈과 상상을 조각 작업으로 연결하는 시공간적 행위의 시각화이다. 작가는 용도를 다하고 버려지거나 폐기된 산업용 공구, 기계부품, 생활 속의 잡동사니들을 조합하고 조립하여 만든 인물과 동물, 비행기 등이 나무와 만나는 설계를 통하여 재생과 꿈을 향한 인간 행위의 새로운 가능성을 떠올린다. 작가의 정치학은 자신이 선보이는 정크아트의 설정들이 가치 있는 상상의 싹을 틔우는 생명력이기를 희망하고, 그 상상의 싹이 새로운 변화의 근거가 되고 세계를 재구성하는 데에 기여할 것이라는 정치적 선전이라 할 수 있다. 작가에 의하면, 한 편의 영화 같은 이번 전시의 메시지는 행복의 꿈을 찾아가는 작가 자신의 '동화' 정도라고 말한다. 이는 어른들도 아이처럼 상상하면서 새로운 변화의 가능성과 흥미를 확장하는 시간적 흐름에 함께할 수 있다는 메시지이다. 예를 들어 '우주소년 우봉이'는 상상력의 한계가 없는 어린아이처럼 살고 싶은 작가의 우주여행 꿈을 서술하고, 또 다른 시공간의 흐름에서는 목탄 드로잉을 배경으로 모래 위에 서 있는 몽구스 가족에 관한 상상을 다룬다. 몽구스가 아침에 일어나서 새날 첫 햇살을 받는 상황의 조각 설치인데, 사람처럼 두발로 서서 일광욕을 하는 장면이 작가의 모습, 즉 망가진 잡동사니 물건들을 산더미처럼 쌓아놓은 작업장에 서서 새로운 변화의 가능성을 꿈꾸며 행복해하는 모습을 은유하는 것이다. 이번 전시에 소개된 각각의 개별 작업들은 이미 오래전에 만든 작품부터 최근의 작품, 작품 대신 전시하려던 선반 위에 그린 연필드로잉, 그리고 그동안 수집해둔 잡동사니 사이에 흐르는 시공간의 상상 혹은 지난 생각의 흔적이며, 영화 속의 한컷 혹은 펼쳐진 책의 한페이지 처럼 다양한 논리로 엮어져 있고, 이들 모두는 작가가 세상에 던지는 '상상의 싹' 메시지 설계에 기여하고 있다. ■ 정종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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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휘봉_실체와 비실체의 경계_폐철근, 철판, 각목, 외_2800×900×30~65cm_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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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휘봉_실체와 비실체의 경계_폐철근, 철판, 각목, 외_2800×900×30~65cm_2020  

 

Sopt1.야외園林 박휘봉_야외광장

 폐허와 자연과의 관계에서 폐기물의 자연적 요소로서의 적용성 ● 폐철근의 구겨진 선이 흐르는 물에서 나타나는 현상을 자연에 있는 개울을 연상시킨다. 흐르는 개울 물속의 물체들의 흔들거리는 형상과 물 밖의 움직임이 없는 물체들의 형상과의 관계에서 나타나는 잔영들의 실체(보여지는 형상)와 비실체(보여지지 않는 형상), 보였다 안 보였다하는 상황(자연)을 재현해 본다. ■ 박휘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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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준호_묵시默示_나무_가변설치_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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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준호_묵시默示_나무_가변설치_2020

 

Sopt2.실내園林 방준호_1층~3층 실내계단

 나의 작품의 도구는 불을 적극적으로 사용한다. ● 오래된 향나무 원목 표면을 불로 그을리는 일련의 행위의 반복으로 인하여 향나무가 가지는 본질에 접근한다. 불이 개입된 향나무에서 미세하게 퍼지는 향기는 (실제의) 후각과 시각의 상호작용으로 관객에게 다가간다. 이러한 후각과 시각은 작가와 관객과의 묵시적인 거리를 하나의 매개체로 연결시켜 준다. ● 작품의 설치장소는 잘 정돈된 프레임 속의 전시관이 아닌 전시관 복도 계단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전시 공간으로 끌어 들였다. ■ 방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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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대영_멈추어야 비로소 들리는 소리_양은냄비, 모터, 센서_가변설치_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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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대영_멈추어야 비로소 들리는 소리_양은냄비, 모터, 센서_가변설치_2020

Sopt3.실내원림 강대영_2층 3전시실

 멈추어야 비로소 들리는 소리.● 관람자가 한발 내딛는 순간 인체 감지한 센서에 의해 수많은 양은냄비의 뚜껑이 들썩거리며 날카로운 소리를 내기 시작한다. 이내 들불처럼 번진 소리는 순식간에 공간을 잡아먹고 인간이 지나가는 길을 따라 소음에 가까운 철컹거림이 귀를 아리게 만든다. 새마을운동의 구호에 익숙했던 시절을 애증을 담아 상기시키기도 하고 과거의 영광을 품고 있으면서도 "뚝배기"라는 조리기구와 배치되어 교묘하게 정치적 긴장감을 형성하거나 사회적 비판의 대상으로 전락해버린 양은 냄비는 어려운 시절의 우리를 지탱했던 대량 생산물이자 산업화로 일어난 대한민국이라는 과거의 영광을 담고 있는 물건이다. 자연의 공간으로 인간이 들어가면서 인간이 이루어낸 산업화, 현대화는 자연을 폐허로 만들고 동시에 도시라는 새로운 정글을 만들어냈다. 바뀐 풍경 뿐 아니라 자연에 뿜어내던 공기와 소리마저도 인위적인 공기와 소리로 바뀌어갔다. ● 관람자가 어느 지점에 이르렀을 때 모든 날카로운 쇳소리는 사라지고 그 자리에 청량한 물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 대량 생산물이 만들어 낸 날카로운 소리에 덮여 들리지 않던 자연의 소리를 다시 만나게 되는 것이다. 물소리, 바람소리, 자연이 인간에게 손을 내미는 소리는 비록 도시화, 산업화로 인간과 자연이 이분되는 경험을 했지만 여전히 공존하며 살아가야한다고 말한다. 날카롭고 거슬리는 쇳소리가 잦아들자 비로소 들린 물소리처럼 걷어내야 비로소 보이고 들리는 것들이 있다. 산업화가 만들어 대량생산물이 뿜어내는 소음 속에서 자연은 인간을 당기는 소리를 끊임없이 내고 있었다. ■ 강대영

 

형식(구성, 재료 등) ● 강대영의 '소리'는 관람자의 움직임에 센서가 반응하여 오브제를 움직이는 형태로 제작되었다. 작품의 주재료는 양은 냄비이지만 거기에 냄비를 움직이는 모터, 양은 냄비가 움직이면서 내는 소리까지 모두 작품을 구성하는 재료에 포함된다. ● 작품은 관람자가 전시실로 들어서면 입구에 부착된 동작 센서가 관람자를 인식, 전시실 바닥 전체에 깔려있는 양은냄비가 순차적으로 들썩거리도록 설정되어있다. 이 들썩임은 양은 냄비 특유의 가볍고 날카로운 소리를 만드는데 관람자가 전시실에 난 길을 따라 움직이면 어느 시점에 이 소리는 자연의 물소리로 변화한다. 강대영의 작품에서 소리는 오브제의 움직임에 따른 부산물이 아닌 관람자의 시점을 변화시키는 하나의 중요한 요소이다. ● 작가가 양은 냄비라는 기성품 즉 이미 만들어진 오브제를 선택해 이를 가공하여 작품을 구성하고 의미 부여했다는 점에서 레디메이드(Ready-made)의 성격을 띤다고 할 수 있지만, 그것보다는 작품의 중심이 기계장치를 이용한 오브제의 움직임에 있다는 점에서 키네틱 아트(Kinetic Art)작품으로 보아야하겠다. 또 관람자가 센서를 매개로 오브제를 움직이는 직접적 계기가 된다는 점에서는 인터렉티브 아트(Interactive art)의 성격도 동시에 띄고 있다.

내용(논리, 의미, 이야기 등) ● 작품의 주제는 산업화의 폐허 속에서 찾은 새로운 변화와 회귀의 가능성인데 이것을 전달하는 주요 매개로 소리의 변화를 사용하고 있다. 700여개의 냄비가 깔린 전시장 입구에서 관람자가 느끼는 시각적 압도감이 가시기도 전에 들썩거리는 냄비가 만드는 날카로운 소리가 귀를 자극한다. 그리고 이내 이 소리는 전시실 전체를 채워 하나의 거대한 소음덩어리로 다가온다. ● 양은 냄비는 대량생산으로 만들어진 공산품으로 한때 우리 주방을 점령했고, 새마을 운동이나 산업화 발전 등 한 시절의 영광을 떠올리게 하는 상징이지만 지금은 쇠퇴한 모습으로 사라져가고 있는 과거의 산물이다. 냄비의 들썩임이 만드는 날카롭고 시끄러운 소리는 본래 오브제가 가진 특유한 소리로 작가는 단지 움직임을 제어하여 설정했을 뿐 그것이 만들어내는 소리는 전혀 가공하지 않았다. 즉 이 소음은 대량 생산물이 내는 본연의 소리이자 산업화로 황폐해진 물리적, 심리적 폐허가 내는 소리이다. ● 강대영의 이번 작품은 작품 제목처럼 소리를 통해 관람자의 시점을 전환시킨다. 작가는 문명화된 인간 사회에서의 산업화와 지속된 개발이 피할 수 없는 현실이라는 점을 인지하고 있다. 작가는 대량 생산물인 냄비로 실내 원림을 구성하고 그것이 내는 소리를 제공한다. 그리고 그와 상반되는 자연의 소리를 배치하여 '소리의 변화'라는 청각적 자극을 제공하여 우리는 무엇을 걷어내고 무엇을 찾아야하는지, 폐허가 된 풍경을 되살리고 들어야할 것은 무엇인지 메시지를 던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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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성_불편한 진실-난민들_나무뿌리_가변설치_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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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성_불편한 진실-난민들_나무뿌리_가변설치_2020

 

 

□ Sopt4.실내원림 이기성_3층 1전시실

Uncomfortable truth (불편한 진실) ● 20년전 작업실 터를 잡을 때는 주위에 모두 대추나무밭 이었다. 물론 내 작업실도 대추를 베어버리고 작업실을 지었고. 그 많았던 대추나무들이 지금은 많이 사라져 버렸다. 그 모든 나무들이 경제적 논리나 다른 이유로 사라지거나 다른 작물로 바뀌어 버린 것이다. 인간 사회도 이와 같이 '어떠한 위기 때문에 원치 않게 다른 곳으로 내몰린 사람들'로 보이며 그것은 우리 모두가 난민처럼 보여진다. 비단 정치나 종교적 난민이 아니더라도, 무언가가 우리를 원치 않는 곳으로 내몰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좋은 교육을 받기 위해, 일자리를 찾기 위해 일생을 떠도는 것이 현대인이 아닌가? 아무도 인식하지 못하지만 도처에 존재하는 이러한 존재적 위기가 불편하지만 진실이다. 우리들은 애써 시선을 피해 결국 마주할 수밖에 없는 보편적 위기를 상징화하여 공간에 펼쳐 보여주고 싶다.

공간 ● 망각의 영속적 활동은 모든 행위에 공상적이고 비현실적이며, 모호한 성격을 부여하므로 확실한 것이 속하는 좁은 가장자리 이면에는 무한 공간이 펼쳐진다. ● 대략적인 것, 꾸며대는 것, 변형된 것, 과장된 것, 잘못 이해된 것의 공간은 위험하다.. ■ 이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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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성_나의 별_나무, 고철 등 혼합재료_1000×800cm_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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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호성_나의 별_나무, 고철 등 혼합재료_1000×800cm_2020

 

□ Sopt5.실내원림 김호성_3층 2전시실

 모든 물건들은 용도에 맞는 형태와 색채를 가지고 있으며, 그런 다양한 형태와 색채는 작가의 상상력으로 조각이 된다. 많은 부품들을 선별하여 가장 어울리는 부품을 찾는 건 작가 자신을 찾아가는 모습이기도 하다. 이런 과정이 없으면 결국 자신은 미완성이란 모습으로 살 게 된다. ● 나 자신도 자연이 만든 작품의 일부분이고, 나의 작품들 속에 나 자신도 그들의 일부분이다. 서로가 서로를 만들어주는 게 작품의 방향이라 하겠다. 도움을 주고 도움을 받는 생각 이 공간에서 그런 변해가는 자신을 찾았으면 한다. ■ 김호성

 

Vol.20200724b | 2020 Hello! Contemporary Art-폐허, '물과 나무'의 정치학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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