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 이알디 부산점에서는 오는 3월 19일부터 4월 30일까지 김창겸 작가의 첫 개인전 <Hatching> 이 진행된다. 이번 전시 타이틀인 Hatching 은 가는 실선을 이용하여 다양한 평행선이나 교차선들을 그려넣어 조형물에 입체감을 내는 기법을 말한다. 이번 전시의 작품들은 종이 위에 얇은 실선으로 공간적 객체나 개념적 대상을 평면에 표현함으로써 시각적이고 직관적으로 작품을 나타내고자 했다.
선이라는 것은, 무수한 점들의 연속성이며 형태와 입체를 만드는 토대라고 할 수 있다. 일차원적인 관점으로 본다면 단순하고 간결한 선이지만 선과 선들의 결합과 교차를 통해 어떤 작품보다 복잡하고 세밀해보이는 형태를 만들어낸다. 자를 이용해 수직으로 내리그어진 선들은 색감, 형태보다 직관적으로 조형물을 만들어내며 다양한 교점을 통해 입체감과 복잡함을 표현해내었고 다양한 각도로 움직이는 곡선은 작품에 섬세함을 더해준다.
이번 작품들은 형태와 공간 그리고 선에 관한 중점적인 연구를 통해 작품의 주제보단 표현방식에 초점을 두고 작업에 임했다. 작품 내에서 직선과 곡선, 평면과 곡면을 이용한 다방면의 결합을 통해 선과 선사이의 관계를 탐구해나가며 조형요소의 결합을 통해 선이 가진 고유한 섬세함을 나타냈다. 각 작품에 그려진 오브제는 작가의 단순한 시각적 요소의 매개체로서 오브제에 대한 깊은 이해를 요구하지 않으며 그 속에 촘촘히 수놓여진 선과 점들의 모음을 통해 조형요소의 아름다움을 이끌어내고 있다. 작가는 대상 속에 점, 선 그리고 면의 집중적 탐구를 통해 조형적 언어들 사이에 놓여진 미적 요소들을 직관적으로 극대화하는 과정을 담아내고자 했다.
이번 전시를 통해 작가는 작품에 대한 해석과 의미부여를 통한 공감보단 간결한 조형요소의 미적 구성을 통한 직관적인 흥미를 유발하고자 했다. 또한, 작가는 우리가 편하게 사용하는 종이와 펜을 이용하여 일상적 이미지 내부를 면밀히 기록하며 물체를 인식하고 구성하는 관점에 차이를 두어 작품으로 발전 시켰으며 이 방식을 보는이와 함께 공유하고자 한다. 전형적인 오브제들 속에 무수한 선들의 나열로 복잡한 현대 미술에서 벗어나 조형요소의 구체적인 해석을 통한 시각적인 즐거움과 일상의 재미를 전달해주는 작품이 되고자 하며 일상이 해석과 고민의 연속인 현대인들에게 구체적 해석이 필요없이 작품 그 자체로 시각적으로 인지하고 감상할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