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록- 그 곳, 그 숨

이정록은 가시적인 세계 이면에 내재된 근본적인 세계에 관심을 가지고 비가시적인 세계에 존재하는 에너지와 영적인 신비를 주제로 작업한다. 그는 눈에 보이지 않는 관념과 세계를 시각화하기 위해 수많은 도전과 실험을 통해 자신만의 작품 세계를 형성하였다. 작가는 아날로그 대형포맷 4x5필름 카메라로 장노출 상태에서 플래시의 순간광을 필름위에 중첩하는 방식으로 이미지를 만든다. 이처럼 지속광과 순간광의 혼용을 통해 새로운 형식의 라이트 페인팅 작업 틀을 구축하였다. 또한 순간광으로 기호의 형상을 만들어 라이트 페인팅 기법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키는 등 사진이 가지고 있는 매체와 질료적 한계를 넘어서는 시도를 지속하고 있다.

이번 전시는 ‘Tree of Life’, ‘Nabi’, ‘LUCA’ 섹션으로 구성되었다. ‘Tree of Life’ 섹션에서는 작가의 초기 작업과 자연이 가지고 있는 신비한 생명력을 시각화한 작품이 전시되고 ‘Nabi’ 섹션에서는 빛으로 구현되었던 전작의 다양한 형상과 기호가 나비로 응축된 <Nabi>시리즈가 선보인다. ‘LUCA’ 섹션에서는 생명의 기원과 그 폭발적 분화의 경이로운 순간의 기운과 에너지를 시각화한 <LUCA>시리즈와 <LUCA>의 메이킹 영상이 같이 전시된다.

우리 모두 코로나로 인해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이러한 시기에 세계 이면에 존재하는 에너지와 원초적인 생명력을 시각화한 이정록 작가의 작품 감상을 통해 심적 위안을 얻는 시간이 되길 기대한다. 또한 이정록 작가의 작품 세계를 조명하고 작가의 작품을 시민들에게 알리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