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 회원가입 | 마이페이지 | 내주변검색

전시

경상북도 포항시 북구 초헌(草䡣) 장두건 교육 체험전 《장두건의 정물화》

전시기간 2022-05-24~2022-09-12
전시장소 포항시립미술관 초헌 장두건관
전시장주소 경상북도 포항시 북구 환호공원길 10 지도보기
오픈시간 오전10시 - 오후7시
*월요일 휴관
관람료 무료
기관명 포항시립미술관
문의 054-270-4700
웹사이트 http://poma.pohang.go.kr/poma

상세내용

포항시립미술관은 포항미술의 초석이자 한국 근·현대미술사의 구상주의 대표 작가 장두건(1918-2015)의 깊고 풍부한 예술세계를 공유하고자 관련 전시를 지속해서 개최해왔다그 연장선상에서 기획한 <장두건의 정물화>는 관람자가 자기 주도적으로 작품을 감상하며 그의 예술 전반을 이해하도록 교육체험 전시 형식으로 마련했다.  

 

 

구상주의 화풍을 이어갔던 장두건 역시 우리 눈에 익숙한 일상에서 소재를 찾아 꽃화병화분토기 그리고 자신의 아틀리에 미술용품 등을 활용해 정물화를 그렸다그는 소재가 된 대상을 관찰하고 시각적 사실성에 따라 화면을 구현했다그렇다고 실제에 대한 시각적 효과로 사실적인 일루전을 지향한 것은 아니다장두건은 대상을 시각적으로 탐구하고 이성적인 조형 의지로 정물화를 다뤘다이때 대상 자체의 물성을 표현하면서 가느다란 붓으로 여러 번 겹쳐 정교하게 채색한 화면은 매끄럽고 두텁지 않다또한 화면은 반복한 붓 터치의 미세한 색조 변화로 장두건의 감성적인 색채가 돋보인다. 

 

 

여기 <꽃이 있는 정물>이란 제목의 정물화 두 점이 있다. 2003년에서 2007그리고 2004년에 그린 두 작품은 모두 억지로 꾸민 흔적 없이 맑고 섬세한 색감과 단순하고 정갈한 윤곽선으로 드러난다화면의 중앙부에는 탁자와 꽃 화분이 있고그 좌우에 놓인 화구와 기물 등이 대칭적인 구도를 이룬다시각적인 논리와 구조적인 연계로 그렸음에도 두 정물화는 전통적인 원근법에서 벗어나 있다겹쳐 놓은 사물은 화면의 깊이감이나 공간감을 드러내면서도 다양한 각도와 여러 시점을 미묘하게 결합하고 있다여기에 적용한눈높이가 서로 다른 곳에서 비스듬히 내려다보는 시점은 장두건이 프랑스 유학 시절(1957~1960) 착안했다대상이 그 모습답게 보이도록각 사물의 특징을 드러내기 적합한 시점들로 화면을 구성했다장두건이 제안한 시각적 체험은 시간성이나 운동성과 관계하는 20세기 입체주의 다시점과는 사뭇 거리가 있다오히려 격자로 구축한 듯한 그의 정물화는 우리나라 책거리를 연상하게 한다. 

 

 

장두건은 정물화로 회화적 실험도 시도했다여기 <푸른 항아리>(1990)가 그 경우인데대상을 사실적으로 묘사하지 않고 허구적인 환영을 지우며 화면의 색면 구성에 집중했다파편으로 해체되기 전까지 분해된 화면은 추상 작용을 일으키면서도색면을 가두는 윤곽선 처리로 생략된 형태가 표면을 뚫고 나온다그는 화면의 평면성에 집중하며 물감의 물질성을 강조한 채색기법을 수용했다나이프로 색의 층을 여러 번 쌓아 채색한 화면은 장두건의 다른 정물화와 달리 마티에르가 두드러진다이러한 접근은 1990년대 다소 실험적인 구현방식을 탐색했던 시기에 집중되어 있다. 

 

 

 

또한 장두건은 자연을 파고들기 위해 인공적이지 않은자연의 빛을 탐닉했다정물화도 예외는 아니다그는 대상의 형태를 완벽하게 구사하는 것만큼이나 그 대상이 위치한 실내에 드리운 자연광이 일으키는 정서도 중요했다은은한 빛으로 따스하기 그지없는 화면에서 자연광은 자연을 간직하고시각적 탐구는 이성을 드러낸다그래서 장두건의 정물화는 시적이며 이지적인 그의 예술관을 구현해내는 중요한 영역이다또한 장두건의 예술을 집약적으로 대변하는 사물화로 작가가 향한 이상적 아름다움의 세계로 이동할 수 있는 또 하나의 통로이다.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