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장에는 전통적인 사진 제작 방법을 고수하면서도 과거의 사진이 하지 않았던 것을 시도하며 사진의 경계를 치열하게 탐구하는 김규식·박남사·윤태준의 작품 60여 점이 전시된다. 작품들은 사진의 원리에 따라 제작 되었지만 고전적인 사진 개념에서 벗어나 있는 것처럼 보여진다는 것이 공통된다.
김규식 작가는 사진의 광·화학 제작 규칙을 따르지 않고서도 사진이 가능한지를 탐구한 결과물을 전시한다. 대상을 재현하지 않으면서 형태를 만들기 위하여 하모노그래프라는 장치를 이용한 [진자운동실험], 촬영하지 않고 현상만 거친 투명한 필름을 활용하여 다양한 형태의 도형을 만들어내는 [추상사진] 등의 연작 시리즈이다. 박남사 작가는 순수한 사진 제작과정만을 두고 모노크롬과 미니멀리즘이라는 모더니즘 미술의 영역을 재고한다. 물질이 발산한 에너지가 감광판 위에 순수하게 발현된 이미지인 [뉴 모노크롬] 연작에서 작가는 회화 모노크롬과 달리 물질세계의 고유함에 있다고 하는 ‘사진 모노크롬’을 제시한다. 윤태준 작가는 촬영과 디지털 과정을 거치면서 존재하지 않는 사물을 ‘사진처럼’ 제시하여 사진이 재현하는 방식에 대하여 고찰한다. 물리적인 현실의 사물을 디지털로 실체를 재현하지만 실재일 수 없는 형상을 제시하는 [미들턴], 물성의 감각을 돌이라는 특정한 사물을 통해 사진 작업으로 시각화하는 과정을 거쳐 만드는 [낮고, 빠르게 쏘기]등의 연작이 있다.
전시와 더불어 기획의 의도와 전시된 작품을 깊이 있게 이해하고 소통할 수 있는 기회를 모색하고자 먼저 참여작가를 모시고 진행하는 [작가와의 대화 (5월 13일(금))]를 마련, 다음 박평종(사진의 경계 전시기획자/중앙대 교수)·박상우(사진의 경계 참여작가/서울대 미학과 교수)·이영준(기계비평가)와 함께 [사진의 모험, 매체의 확장 (6월 10일(금))]이라는 주제의 심포지움을 개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