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와 현실 사이에서
- 김태연식 말하기 -
오래 묵힌 작업들을 쏟아 내는 과정에 있는 김태연의 그림은 이제 진짜 시작으로 보인다. 하고 싶었던 말, 가슴에 쌓여 부엽토처럼 익은 말들을 일단 퍼내고 자신의 언어와 말하는 방식을 만들기 시작한 것이다. 돌탑은 그런 한 예시에 지나지 않는다. 더 멀리는 추상의 심연까지 가볼 필요도 있고, 현실의 경험을 신화화 상징을 벗어나게 해 멀리 보내버릴 필요도 있을 것이다.
결국 회화도 하나의 여행이고 그 여행은 문화적 관습들과 양식의 개인적 재현이면서 동시에 그에 대한 부정이다. 그런 점에는 늘 상호 텍스트적인 실천인 그림은 항상 다면적이다. 한편으로는 삶에 대한 반영이자 긍정이고 부정이며, 다른 한편으로는 미술사와 문화에 대해서 그렇다.
이 관계들은 늘 변증법적이고 복합적이며 사막에 발자국을 찍어 길을 내는 것과 유사하다. 앞으로 김태연의 붓을 들고 일종의 주술사처럼, 혹은 여행자처럼 어떤 길을 내 갈 것인지 지켜보는 것은 아주 흥미 있는 일이 될 것이다.
- 강홍구. 작가 -
김태연 8th 개인전
2022. 12. 2 - 12.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