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섬에는 화산활동에 의한 오름이 만들어졌지만, 제주설화에서는 설문대할망이 한라산을 만드는 과정 중 한 에피소드로 할머니의 터진 치마폭 사이로 흙과 돌이 떨어져 오름이 되었다는 탄생 설화가 내 작업의 모티브가 되었다. 제주가 신비한 섬으로 더욱 가치 있게 한 장소로 설문대할망의 발자취를 따라 신화적 상상력 더해졌다. 제주 섬의 여신인 설문대할망의 오름 탄생 스토리에서 우연적인 행위로 보고 보이지 않는 신을 보이는 거대 여신으로 조형화했다.
나는 유년 시절 할머니에게 설화를 듣고 자랐다. 그 할머니에 대한 그리움에서 제주의 대표하는 신을 표현하게 되었다. 그 중 설문대할망의 설화를 모티브로 얼굴은 돌하르방의 납작한 큰 코와 순박하고 온화한 여인의 제주적인 거대여신으로 조형화하였다. 설문대할망의 스토리에서 창조의 신으로 제주 지형을 형성하면서 한라산을 만들었다, 낡은 치마폭으로 흙을 나르다가 찢어진 구멍에서 흙이 떨어져 오름이 된 형상을 중점적으로 다뤘다. 물 위에 두 발로 서있으며 양손은 치맛자락을 잡고 치마 아래 세 개의 구름을 형상화하여 눈을 아래로 향하고 있어 자연보다 더 거대함을 강조하기 위함이다. 전체적인 질감 표현은 모르타르라는 재료에 제주의 송이석(스코리아)을 덧입혀 화산활동에서 오름이 만들어지는 과정에 열에 의한 흙이 자연 세라믹인 돌 숯이 된 것처럼 거칠게 굳는 성질을 같이 선택하였다.
조정숙 작가노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