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열(金昌烈, 1929~2021)은 1965년 서울을 떠난 이후 30년 가까이 뉴욕, 파리를오가며 작품활동을 이어가면서 그의 의식과 삶의 방식은 서구적 체험으로 다양하게 축적되어 갔다. 그리고 그는 각자 다른 양상을 보였던 뉴욕과 파리의 분위기 속에서 작품의 제작방식과 기법을 자신만의 스타일로 소화해냈다. 이렇게 그곳에서 겪었던 복합적인 경험들은 훗날 김창열의 영혼과도 같은 물방울 작업을 탄생시킨 주역이 되었다. 

제주도립 김창열미술관 소장품 기획전 《서울, 뉴욕, 파리 그리고 회귀》에서는 김창열이 전쟁의 기억을 바탕으로 한국 앵포르멜 운동을 주도했던 서울을 시작으로 김창열의 작품 형성에 기여한 두 도시, 뉴욕과 파리에서의 행적과 작품의 전반적인 변화양상을 살펴보고자 한다. 또한 공간의 이동에 따라 변화되는 김창열의 내면까지 관찰함으로써 깊이 있는 전시 이해의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