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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 전시 2023 해움·새들 입주작가 프로젝트 《쌍가마》

전시기간 2023-11-14~2023-11-26
전시장소 고양시 예술창작공간 해움 전시공간, 윈도우갤러리
전시장주소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호수로 595 지도보기
오픈시간 11:00 - 17:00 (휴관일 없음)
관람료 무료
기관명 고양시 예술창작공간 해움·새들
문의 031) 906-3380 (점심시간: 12:00 – 13:00)
웹사이트 https://www.instagram.com/haeum_saedeul/

상세내용

김이박은 식물에 담긴 사람들의 흔적과 서사에 주목한다. 이번 전시 《쌍가마》에서는 식물들의 제의적인 특성에 주목하여, 작가가 유년 시절부터 수집한 민간 신앙 서사를 중심으로 작품을 선보인다. 작가는 식물 기르기의 정서적 안정감과 종교적 믿음의 심리적 안정감 사이의 유사성을 발견하고 이를 치유의 관점에서 모색하고자 한다. 집안 어른들이 행한 “가마 팔기”미신을 시작으로, 설화, 금기 등을 묘사한 회화, 드로잉, 설치가 해움 윈도우 갤러리와 전시공간에서 소개된다.


〈가마 팔기〉


1988년 초여름, 내 나이 7살 무렵. 부산 거제리의 한 기업의 관사, 300평은 족히 넘을 부지에 낮은 1층짜리 집이 있었고 정원엔 소나무 30그루, 100년 넘은 감나무 한 그루와 우물, 큰 대문이 있었다.


아침을 먹고 외할머니와 나는 대청마루에 앉아서 누군가를 기다렸다. 외할머니 무릎에 누워 외할머니가 해주시던 부채질에 잠시 눈을 붙이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대문 밖을 서성이는 인기척이 들렸다. 그러자 외할머니는 큰 목소리로


“천식이냐?”

“이식이냐?”

“삼식이냐?”


라고 어머니의 사촌 동생들의 이름을 순서대로 불렀다.


그러자 밖을 서성이던 남자는 무엇인가 고민하는 듯하더니 나지막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둘째 입니더”


그러자 외할머니는 길고 날이 잘 선 가위를 들고 나에게 다가와서 “현영아 가마 팔자, 가마 팔자”라고 이야기하시고는 나의 머리카락을 잘랐다. 자른 머리카락을 깨끗하게 다림질한 흰 천에 싸고서는 꽁꽁 묶고 나에게 대문 밖으로 던지라고 하셨다. 나는 외할머니가 시키는 대로 천뭉치를 대문 밖으로 던졌으나 아쉽게도 첫 시도는 실패했다. 외할머니는 다시 천뭉치를 들고 오셔서는 나에 손에 쥐어주시며 다시 던지라고 하셨다. 어렸던 나는 혼날까 봐 걱정했지만 다행히 집안 어른들 아무도 혼내시지 않았다. 두 번째 도전은 성공했고 밖에서 기다리던 이식이 외삼촌은 얼른 그 뭉치를 줍고는 사라졌다. 함께 그 광경을 지켜보던 어머니는 대문 밖을 나가 작은 봉투를 주워오셨고 그 봉투를 나에게 건네어주시며 웃으셨다. 내가 열어본 그 봉투 안에는 빳빳한 지폐가 들어있었다.


그 당시에는 이해할 수 없었던 이러한 집안 어른들의 행위는 “가마 팔기”라는 것임을 알게 되었다. 장가를 가지 못한 남성이 집안 아이 중, 쌍가마를 가지고 태어난 남자아이에게 가마를 사고 장가를 갈 수 있게 되는 일종의 미신이었다. 다행히도 이식이 외삼촌은 곧 장가를 가게 되었다. 위의 이야기는 내가 7살 무렵 겪었던 일이지만 유일하게 남아있는 외할머니와의 마지막 기억이다. 외할머니께서는 “가마 팔기”를 진행했던 같은 해 가을에 소천하셨고 우리 가족은 그 관사에서 떠났기 때문이다.



*고양시가 운영하는 예술창작공간은 장항동의 ‘해움’과 신평동의 ‘새들’ 두 곳이다. 해움과 새들은 남은 하반기에도 지속해서 1기 입주작가들의 창작 발표를 공개할 예정이다. 김이박은 해움의 1기 입주작가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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